눈 내리는 저녁 / 가을男
고향 장독대위에
느런 들판위에 내렸더라면
좋았을 것을
어둠속 찬바람에
춤을 추며 내리는 하얀 눈이
회색도시의 빌딩숲사이로 내린다.
하염없이 내리는 하얀 눈이
도심의 찌든 모습을 덮어주듯
내 마음의 그 무엇도
덮어주었으면 좋으련만
야속한 눈은
도시의 많은 이들의
골치 덩어리가 되어가는 줄도 모르고
하염없이 내린다.
나의 살던 고향의 눈은
참도 포근하고
한 폭의 동양화를 그려냈는데
동화나라를 만들어내는
축복의 눈이었는데......
2012년1월3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