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모임 / 가을男
12월이다 보니 송년 모임도 많다.
얼마 전 중학교 동창모임에 다녀오면서
오랜만에 만나는 중년의친구들
이마는 올라가고 흰머리 하나둘
이마와 눈가엔 잔주름이 늘어나는
지난세월의 흔적, 삶의 흔적,
훈장을 하나씩 달고 나온 친구들의 모습
단발머리 까까머리 그 모습들은
어디에다 두고 나왔는지 많이 변한 모습을 보며
참 세월이 빠르구나하는 실감을 느낀다.
시작점은 같았으나 빨리 달려가는 친구
중간 지점을 달려가는 친구
저속으로 달리고 있는 친구
무엇이 그리도 급하였는지 벌써
천국 나라에 간 친구들이 여럿이다.
이런 중에도 잔은 오가고 왁자지껄
웃음소리요란하다.
이렇게
한해한해 나이가들 수록 송년회 모임은
지금까지 살아남은 이이들의 모임이고
눈에 띄지 않는 친구들은
대개 사정이 어려운 친구들이다
왜 이런 말이 있잖습니까.
제비꽃은 진달래를 부러워하지 않고.
진달래는 장미꽃을 부러워하지 않으며
제비꽃은 제비꽃답게
진달래는 진달래답게 아름답게 피우면 되는 것.
어느 것 하나 아름답지 않은 꽃이 없듯이
이 세상에 쓸모없는 인생은 없습니다. 이제 인생 반세기를 살면서
앞으로 달려 가야할 시간이
얼마나 많이 남아 있습니까.
오늘도 내일의 만남을 감사하며
내 나이 오십에 20대는 사랑으로 살고
30대는 서로 정신없이 살고,
40대는 서로 미워하며 살고,
50대는 서로 불쌍해서 살고,
60대는 서로 감사하며 살다가
70대는 서로 등을 긁어주며 산다는 말이 있듯
그러고 보니 내 나이도 불쌍해서 살아가는 지점에서 뒤 돌아보면 우리 모두는 같은 길을 걸어가는 동반자
우리 모두 내년에는 더 나은 모습으로
같은 자리에서 또 만날 수 있기를 바라며
터벅터벅 늦은 밤 집으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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