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을 넘어 중반나이에
/버 미
아침 햇살은 눈부시고
기온은 금년 들어 가장 추운 날씨
빨간 막대가 영하 7도를 가리키고
출근길 복장은 내복에 니트까지 입고
목도리를 감고 출근길을 나선다
오늘도 이렇게 추운걸 보니 내 생일이 맞나보다
오십 여년전
버미가 태어나든 그날도 이렇게 추웠다는데
그날이 무슨 선거였는지는 모르겠으나
울 할베 투표하고 돌아오시다
대문간에 고추달린 금줄을 보시고
그 추운 겨울날 집 앞 개울가에 가셔서
꽁꽁언 어름을 깨고 세수를 하시고
들어오셨다는 말씀을
나 어릴 적에 엄니 할머니로부터 들었다
누나들에겐 미안한 얘기지만
나는 2남3녀의 막네로 태어나
귀염을 독차지하고 자랐었다.
나를 강아지라 부르시며
극진히 사랑하셨던 울 할머니
과묵하시고 모르시는 것 없이
박식 하셨던 울 할배 “박” 구장 집 손자
고등학교 때 자취방까지 전세로 직접 얻어주시고
그 종자돈을 탕진하지 않고
결혼할 때 까지 전세자금으로 잘 사용을 하고
결혼을 하면서 걱정이 되셨는지
막내고모님이 사시는 신길동에
신혼집을 얻어 주시고 증손녀 백일에도
오셨던 할아버지
울 어버지는 농사 일이라곤 거리가 멀어셨다
흰 연기 기차화통 길게 달고 다니시며
평생을 일하시느라 일주일에 한 두번
얼굴보기 힘들었던 나 어릴적 울 아버지
그 당시 근무환경이 그렇게 열악하였기에
장거리에 야간 운행을 하시고
참 힘들게 근무를 하셨던 것 같다
야간근무 때 지급하는 껌, 사탕, 과자를
자주 기지고 오셨는데 그래서인지
지금 나의치아는 온통.........
그리고 지금이야 상상도할 수 없는 일이지만
형님들 열차 통학할 때
가끔은 어버님이 운행하는 열차를 타면
마을 앞 지나갈 때는 학생들이 낼릴 수 있게
서행으로 운행을 하곤 하였다는데
어린 시절의 이런 저런 추억들이 참 많은데
지금은 아련한 지난시간 그리움의 추억들이 되어가고
울 엄마는 어린나이에 시골 땅 부자 대가족 집에
맏며느리로 시집 오셔서 고생도 많이하셨다
추운겨울 시골부엌에서 새벽밥을 지으며
삼촌부터 자식들까지 도시락까지 싸서 학교를 보내고
평생을 고생만 하시다 가신 불쌍한 울 엄마
그기에 시어머니 장수 하시고
며느리 손자 증손까지 4대가 살아온 그 시간들
나의 삶 나의 시간을 할애할 수 없었든 울 엄마
마음씨 착한 울 엄마 였는데
살아계실 적에 못다 해본 일들,
내가 해보고 싶었던 일들을 하면서
이제는 멋쟁이 울 아버지랑 천국에서 멋지게 아름답게
보내시리라 믿어요.
엄마! 오늘이 엄마로부터 분리되어
동지섣달에 나를 세상을 바라보게 한 날 이야
아침밥상을 받으며 잠시 엄마생각을 해 보았어
나도 이제 오십의 중반을 지나가고 있는 나이에
지금까지 열심히 잘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리 할거야
지금까지 잘 자라준 아들 딸 들도
앞으로 자기의 길을 잘 설계해 나가리라 보고
나의인생 반세기도 잘 준비 해가며
즐거운 인생길을 걸어갈게요.
일찍가신 엄마 효도 한번 제대로 못 해드린게
가슴이 아프네요.
오십을 넘어 중반을 가는 생일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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