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 95번째
사랑하는 아들 행복한 주일을 보냈는지?
지금도 주일은 빠지지 않고 예배는 잘 드리고 있겠지?
5월임에도 한낮의 더위는 한여름을 방불케 하고
콧등으로 송글송글 맺히는 땀방울
빠르게 찾아오는 오월의 날씨는 이렇게 더운데
그 곳도 날씨가 많이 덥지?
요즘 산본에는 아카시아 꽃 하얗게 몽글 몽글 피어오르는
오월의 향기로 취해 버린 반월호수 가는 길
벌써 모내기를 끝내고 나란히 줄을 서있는 들판에
개구리 울음소리도 요란하구나.
이렇게 빨리 찾아오는 오월의 더위 속에 긴 여름이 시작 되나봐.
.이번 주부터 유격 훈련이 있는 듯 하든데
체력 단련한다는 기분으로 훈련 잘 받고 더위도 잘 이겨내길 바래.
아빠는 지난 목욜날 바쁜 일들을 처리하고 나서인지
금욜 날은 오전시간도 한가하고
점심식사 이후 시간도 조용하기에
작은 이모가 대천 십시도에 있다고 전화가 와서
마침 엄마도 출근을 하지않아 부랴부랴 서둘러
등산복에 배낭하나 둘러메고 4시 마지막 배를 놓일세라
한 시간 반을 불나게 달려
대천해양터미널에 도착을 하니 오후3시 40분
삽시도 들어가는 마지막 배를 타니40분이면 갈 길을
직항 노선이아니라 원산도 고대도 장고도를 경유하여
십시도로 가는 뱃길 바다갈매기 뱃고동소리와 함께
1시간 40분을 달려 6시가 넘어서야 도착을 하니
밤섬펜션 봉고차를 타고 나온 이모와 이모부가 나와 계신다.
펜션에 여장을 풀고 간단한 저녁과
이모가 미리 준비해온 회를 맛나게 먹고
밤하늘 바다위로 두둥실 떠있는 달빛아래
한낮의 푸르른 바다는 검은 빛으로 변해있고
달빛에 파랗게 변해버린 밤하늘 길 따라
검은 장화, 호미 하나들고 밀려나간
바닷길 밤바람 따라 조개잡이 가는 길 조개잡이보다
아름다운 밤하늘에 자연이 아름다운 밤바다가 좋아라.
조개잡이는 뒷전 몇 컷 사진을 담고
잡으러온 조개는 없고 바닷개만 잡아 돌아오는데
펜션 잔디마당에 젊은이들이 조개구이가 한창이다
입담 좋은 이모와 엄마가 그냥 지나치랴.
잠시 얘기를 하더니 홍합과 고등을 한 그릇 얻어온다.
늦은 저녁 코펠 밥에 매운탕 아빠가 주말농장에서 지은 쌈 나물에
누룽지 까지 끓여서먹고, 다시 조용한 밤하늘
별빛 쏟아지는 해수욕장을 거닐다
바닷물에 썰려온 둥근 스티로폼으로 축구도하고
폼 잡으며 사진도 찍고 한참을 노닐다보니
모래사장위로 크게 뚫린 구멍들이 참 많이도 보인다.
궁금증을 참지 못해 막대기로 구멍을 파본다.
아무리 파 봐도 소식이 없다.
다음날 안 사실이지만 그 구멍이 개불이 들어있단다.
워낙 깊이 들어가 삽으로 파야만 잡을 수 있단다.
이렇게 일상의 힘든 시간들의 스트레스를 날려 보내고 나니
깊어가는 밤하늘에 달도 기울어가는 시간
곤한 잠자리 주말의 아침 동트기를 기다리면서 잠을 청한다..
다음 날
울 형님 코펠 밥을 어찌나 잘 하시는지
노릿노릿 눓은 누룽지에 된장국 밑반찬으로 아침식사 후
짐을 챙겨 체크아웃 을하고 배낭하나 메고
삽시도의 밤섬해수욕장 바닷길 따라 한참을 걸어
산허리 둘레길 따라가다 산중턱을 오르다보니 취나물이 참도 많다
먼저 지나간 이가 다음 사람을 위해 남겨놓은
옆가지 순도 많이 자라있다.
가끔은 모르고 지나간 자리에 크게 자란 취나물도 더러있다.
이런 때는 왠지 횡재한 느낌이 든다.
정상까지 오르는 동안 뜯다보니 제법 많이 된다.
정상에 올라 짐정리를 하다보니 허벅지가 떨리는 느낌이 온다.
전화기를 꺼내는 사이 전화는 끊어진다.
아들이 한 전화인데 아쉽게도 받지 못했네
다시 올 줄 알고 기다렸지만
야속한 아들놈의 전화벨은 더 이상 울리지 않는다.
능선 따라 석간수 물망터 가는 길
아직은 잘 다듬어진 길은 아니지만
바닷내음 솔 내음 향기 따라 가는 길이 한적하고
인적 드문 길이지만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서해바다의 물결도 동해 못잖은 맑고 파란 바닷물이
돌산의 허리를 철석이며 나그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섬 산을 산행 하다보면 산과 바다를 한 번에 즐길 수 있고
아름다운 풍광이 사진으로 담을 것들이 많아
사진 찍기를 좋아하는 작가들이 찾는 곳 중의 하나이기도하다.
가끔은 경치 좋은 곳엔 전망대도 만들어져있고
나의 의자가 되어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쉼터도 있다.
한참을 걸어 십시도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물망터
이곳은 밀물과 썰물로 바닷물에 잠겼다
썰물때는 샘물이 솟는 곳이라 하는데 이정표가 없어
찾지는 못하고 맑은 바닷물이 일렁이는 돌산에서
고등도 잡고 골뱅이도 줍고 간간이 파란색의 말미잘도 보인다.
하얗게 붙어있는 석굴도 하나 따서 먹어보기도 하면서
자연을 맘껏 즐겨본다.
다음 시간을 위해 적당히 잡은 고등을 들고서
물망터 에서 작은 추억을 담아
다시 뜨거운 태양아래 산을 오르기 시작한다.
낮은 산이다 보니 내려오는 길은 금방 내려온다.
펜션에 도착하여 잠시 휴식을 취하고
점심식사를 하고 마지막 배를 기다리며 휴식을 취한다.
펜션 쥔장께서 선착장까지 차를 태워다 주신다
오늘도 뱃시간은 연착을 하여 저 멀리에서
우리를 태우고 갈 배가 뱃고동소리를 울리며온다.
승선을 하고 하얀 물살을 내 뿜으며 가는 길
서해바다로 서서히 떨어지는 저녁노을 이
바닷물에 비치는 윤슬이 눈부시다.
돌아오는 길은 직항 노선으로 40여분에 걸쳐
대천 여객터널에 도착하여 5분여 거리에 있는
만리포 해수욕장엔 바다를 찾은 관광객들이
식당마다 인산인해로 왁자지껄 하고
붉은 태양 저녁노을이 검은 바다로 떨어지는 모래사장엔
젊은 연인들의 다정한 모습들이
한 폭의 그림을 그린 듯 아름답다.
우리도 아름다운 배경을 벗 삼아
몇 장의 사진으로 추억을 담고 근처 식당에 들러
얼큰한 탕으로 욕의를 하는데
충청도 음식이 어쩌면 한 결 같이 달달하든지
아쉽지만 주일을 위해 1박2일의 즐거운 여행을 마치고
나의 안식처를 향해 늦은 밤길 서해안 고속도로를 달린다.
아들!
한 주간을 시작하는 월요일
종일토록 내리는 비로 더위는 많이 식었다만
오늘부터 훈련 있는 거 아녀?
비가 내려 힘들 거라 생각했는데
비가 내리면 비가 내려서 힘들고
더우면 더워서 힘들 것이고
세상은 이치는 공평하게 돌아가는 것
싸나이답게 훈련 잘 받고
훈련후의 성취감 쉼의 시간을 기대하면서
최선을 다해 훈련 받아라.........
2013년5월26일 지금도 변함없이 너를 사랑하는 아빠가.
다음날 주일아침은 준비할 일이 있어
다른 때 보다 일찍 교회로 간다.
나의 주일은 늘 바쁘게 돌아간다.
예배 전 찬양연습 예배 후 짧은 찬양연습
다음시간은 재정관리를 마치고 나면
급하게 점심식사를 마치자마자 오후 찬양예배 찬양인도
그렇다고 믿음이 좋아서 그런 것도 아니고
모든 공예배를 드리는것도 아닌 믿음으로
수저 놓자마자 찬양이라! ! !
오후예배후 찬양단 연습을 마쳐야
교회의 모든 일과가 끝나고 늦은 오후시간 잠시 나의 시간을 갖는다
이제는 조금은 여유를 가지고 신앙생활을 하면 어떨까도 싶다
오늘도 여느 때와 다름없이 시간은 돌아가고
낮 예배를 드리고 다음 시간 스케줄이 시작된다.
어려운 살림을 꾸려가다 보면 절제를 해야 할 일들도 많다
그러다보면 마음에 들지 않는 모습들도 보이겠지
사람이란 원래 완벽한 사람은 없는 법
누구나 장단점은 있고 박사라고 다 잘 하는 것은 아니다
한 분야에 대한 박사이지 모든 분야에 대해
지식이 해박한 것은 아니다
사람은 때로는 실수를 할 수도 있고
부족한 것은 배우고 채워가면서 살아가는 것이 인간인지라
특히나 교회의 일은 믿음 안에서
모두가 봉사로 이루어지는 곳 직장 상하 관계가 아니다
그러기에 위나 아래나 교회에서는 누구에게나
말을 쉽게 해서는 아니 되는 것
때로는 그 말 한마디에 그릇에 따라서 큰 상처를 입히게 되는 것
그로인해 상처받은 신앙은 누가 책임을 져야하나?
오늘의 오후 시간은 농장에 들려 일도 하고
예쁘게 잘 자란 상추와 야채를 가득 담아
집사님들도 나누어주고
저녁시간은 반월호수 식당에서 세가족이 묵사발 한 그릇과
커피 한잔으로 담소를 나누고 집으로 돌아온다.
2013년5월2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