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사단으로 보내는 98번째 편지
아들 안녕!
어제가 여름이 끝나고 가을로 접어든다는 입추임에도
한낮의 더위는 폭염 수준에 우기도 길어지고
더위도 길어져 아직까지도 휴가의 절정인 듯
해수욕장엔 알록달록 파라솔들이 펼쳐져있고
더위를 즐기는 인파들이 장관이다
그제는 한낮임에도 한 밤중을 방불케 하는 어둠속에
지구의 종말이라도 오듯 천둥소리와 굵은 장대비가 내리더니
(전국에 천둥소리가 4만 번이나 울렸단다 )
잠시 후엔 햇빛이 내리쬐고 이상기후가 계속되는 요즘
북극엔 북극곰이 먹이를 찾아 헤메이다.
뼈와 가죽만 남은채 죽어있고
북극의 얼음도 30%나 녹아내려
기후 온난화로 생태계변화가 일어나는 현실 속에
전력난에 허덕이는 요즘이지만 대형 거물들은
빵빵하게 에어컨을 켜놓고 일하는 모습들 보면
나 하나만이라도 절전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작은 것 하나라도 실천하기위해
화장실 손 닦으러 갈 때는 전기를 켜지 않고
사용하고 난 가전품은 전기 코드를 뽑아놓는 것이 습관이고
엄마와 누나에게 잔소리 아닌 잔소리를 하지
이런 것 들이 어릴 적부터 몸에 밴 것인지도 몰라
시골에 살적에 밤늦은 시간까지 불을 켜 놓고 있으면
아랫방에서 어례이 들려오는 할머니의 목소리
불 안 끄고 뭐하냐는 소리에 잠시 불을 껐다가
다시 불을 켜고 하든 그 시절도 있었고
아들의 증조할아버지는 세수하실 때도 세숫대야에
물 한 바가지도 많다 하실 정도로 조금씩 받아쓰셨고
고구마를 드실 때에는 껍데기에 고구마 살이 하나도 붙지 않게
껍데기만 얇게 까서 드셨던 할아버지셨고
할아버지께 필요한 용돈을 타려면 50% 삭감해서
주시던 할아버지의 경제 논리에
이후로는 100%up을 해야만 내가 필요한 금액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도 알았지
그렇다고 아들도 그 수법을 쓰면 안돼,
그럼 앞으로 영수증 제출이다....
“너무나 중요한 사실을 알려 주는 것 아닌가 모르겠네”
ㅎ ㅎ ㅎ
아빠는
이런 작은 것 하나하나가 알게 모르게 익숙해져 있는 것 같다.
우리도 할아버지의 절약정신을 이어받아 검소하게 살아가는
우리가정이 되어보자.
요즘은 수입은 많다고 하지만 물가 상승률과 지출을 보게 되면
그리 만만하게 세상을 보아서는 안 되는 그런 세상이기에
예전보다 더 노력하고 열심히 살아 가야하는 그런 시대이다
항상 가족의 소중함과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담아가는
하루하루가 되길 바라고
제대 일자가 다가오면서
짧은 시간도 길게만 느껴지리라 믿는다만.
건강관리 잘하고 막바지에 접어드는 여름도 잘 나길 바란다.
오늘은 그냥 이런저런 글을 담아봤어
또 편지를 쓰면서 아빠의 어린 시절을 돌아보게 되고..
막내로서 형님 누님들보다 짧은 시간을 함께했던
부모님들을 생각해보게 되네.
아들 건강하게 잘 지내고 8월말 휴가 때
웃으면서 기쁜 맘으로 만나자.
아들 dkf fk qb~~~~~~~
2013년8월8일 너를 사랑하는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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