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번째 편지 엄마/아빠 25주년 결혼기념일에
아들!
추운 날씨에 고생이 많다.
곱게 물든 가을산도 지난시간을 뒤로하고
겨울 맞을 채비를 한다.
요즘 갑자기 기온이 많이 내려가서
활동하기 추울 텐데 옷 따듯하게 입고 감기 조심해
벌써 태백산에는 낙엽이 지나간 자리에
하얀 소금을 뿌려놓은 듯 한 눈꽃으로
겨울 산을 아름답기만 하든데
이제 겨울은 겨울인가보다.
아들은 지난주 에너지 충전으로 잘 지내고 있겠지
아직 방전은 되지 않았으리라 믿는다.
충전도 자주하면 방전도 빨리된다.
또 20일 후면 집에서 만날 수 있으니
건강관리 잘하고 마음의 준비도 해나가길 바래
아들!
오늘이 엄마 아빠 결혼 25주년 되는 날이다
벌써 세월이 이렇게 많이 흘러갔다.
처음 영등포에서 시작해서
산본이 제2의 고향이 된 지금까지
너희 들을 키우면서 말썽 피우지 않고 잘 자라준
너희 들이 고맙고 앞으로도 잘 자라주길 바래
편지를 쓰다보니 아들 어릴 적에 팬티바람으로
바깥에서 벌서든 기억이 나네
아들! 그때 왜 그랬는지 알지? ㅎㅎㅎㅎㅎ
그런 기억들도 있지만 좋은 추억들도 많이 있잖니.
아빠 직장생활 할 땐 교회도 안다녔지
주말이면 시간이 많아 놀이공원 이랑
여행도 참 많이 다녔었는데
이젠 너희들도 성인이 되었고
같이 할 수 있는 시간들이 점점 들해간다.
하지만 가족의 소중함을 알고
하밖에 없는 누나랑 항상 우애있는
남매가 되었으면 해
힘들고 어려울 땐 가족 밖에 없어
남자는 한 가정을 책임지고 평생을 살아가야 할
책임이 있는거니까 젊어서 열심히 살아야해
직장생활 고작 2~30년해서 남은 인생 3~40년
직업 없이 노후를 살아가야하려면 한순간한순간이
그리 만만찮은 세월이 아니다.
누구나 중년을 넘어서면 큰돈이 들어가야 할 곳이
많기에 정신 바로 차리고 살아가야 혀.....
좋은날 기쁜 날 아들에게 무거운 얘기만 하게 되네
사람 살아가는게 그렇다는 것이다.
우린 오늘 저녁에 식사하려고 하는데
저녁에 교회행사 준비도 있고 해서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엄마랑 누나랑 시간 맞춰 봐야지.
이 편지 받으면 엄마한테 전화라도 한통화해
축하드리고 잘 키워주셔서 감사하다고
알았지?
그럼 오늘도 쌀쌀한 날씨에 파이팅하고
우리 다음 만나는 그 시간까지 건강하고
기쁜 맘으로 만나자 아들 사랑하고
앞으로도 아들을 영원히 사랑해야할 아빠가
2012년11월15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