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사단 통신대대로 보내는 90번째 편지
사랑하는 아들 병주! 잘 지내고 있겠지?
지난밤에 봄비가 제법 많이 내리더니
한 주간을 시작하는 월요일 아침 햇살이
유난히도 깨끗하고 맑게 피어오르는 구나.
요즘 한미 연합훈련으로 군 이 여러모로
힘든 사항일 텐데 힘들지는 않는지
그래도 요즘은 소식이 뜸한걸 보니
몸도 마음도 편안하게 잘 보내고 있으리라 믿는다.
이제는 위치가 위치이니만치 별로 아쉬운 것이 없는
그런 시점이기도 하리라보고.
아들의 지난 시간을 생각하며 후입 병사들 잘 다독이며
지금의 위치에 걸 맞는 그런 몸가짐으로
아래 위 병사들과 인가관계도 관리하고
자신을 관리 하면서 복무에 임하기를 바래.
원래 사람 사는 것이 아래보다 윗사람 노릇하는 게 힘들단다.
근데 지난주에 분당 육군 병원에는 안 다녀갔는지
연락이 없어 궁금했는데 어찌 되었니?
한 주간을 바쁘게 보내다보니 깜빡 잊고 있었는데
편지를 쓰다보니 생각이 나네. 별일은 없으리라 생각하지만
편지 받는 데로 전화 한통해주길 바라고.
어제는 계절이 계절이니만치 낮에는 따사로운 봄 날씨였는데
저녁부터 봄비가 제법 많이 내리네.
아빤 오후 예배 후 주말농장에 다녀왔는데
농장 가는 길 갈치 저수지에 겨우내 꽁꽁 언 어름 이 녹아
파란 물결 찰랑찰랑 춤을 추며 일렁이는 곳에
물오리들이 열심히 다리운동을 하며 춤을 추며 노니는 것이
참으로 정겹고 아름답구나.
호수 옆에 있는 농장에
지난해 씨앗을 뿌려놓은 시금치도 봄기운을 받아
파릇파릇 제법 많이 올라와있고
지난해 수확시기를 놓친 쪽파도 따사로운 날씨로
제법 많이 올라와있더라.
올 농사를 위해 지저분하게 늘려있는 비닐도 걷어내고
시금치 쪽파에 밑 거름도하고 또 지난주 김천 갔다가
큰집에서 가지고온 포도나무도 세 거루 심어놓은 곳에
손질도 하며 오후 자투리 시간을 보내다보니
하루해도 빠르게 지나가네.
올해는 특수 작물을 조금해 볼까한다.
처음 접하는 것이라 많이 하지는 못하고
시험으로 조금만 심어 볼까해 삼체라고 하는것인데
부추랑 비슷하게 생긴 것인데
뿌리부터 줄기 꽃까지 버릴 것이 하나도 없는 건강에 참 좋은
그런 식물인데 잘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올해 한번 도전해 볼까한다.
아들!
이제 그 춥던 겨울도 다 지나가고 우리의 마음도 한결 가볍고
활동하기 좋은 계절이 왔다, 한 주간도 파이팅 하고
너의 가는 길 계획하는 일들을
주님께서 이루어 주리리라는 믿음으로 신앙생활도 잘 하고
이번 부활 주일에 (3월31일) 입교식 참여 하는 것 잊지 말고
꼭 참석하길 바란다.
그럼 우리 다음 만나는 그 시간까지 각자의 위치에서
열심을 다해 힘차게 살아가자.
2013년3월18일 -아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