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³딸 아들의 편지³°″

´″″°³★ 50고개넘어 60번째 편지 한가로운 주말에. ★³°″″´·

♣가을男♣ 2012. 5. 19. 15:58

 

 


60번째 편지 사랑하는 아들 병주에게
          
 
아들 만나고 온지 일주일이 지나가고 있는데
잘 지내고있겠지?

      초록의 녹음이 짙은 푸르른 오월 봄바람 살랑살랑 부는 봄날에 수리산자락 아카시아향 진하게 흩날리는 밤바람이 코끝을 자극하는 오월의 중순을 지나가는 주말 59번째 편지를 끝으로 60번째 편지는 참으로 오랜만에 쓰게 되는구나.
      사실 60번째 편지는 동두천으로 첫 외박 면회 다녀오면서 쓰 놓고 출력을 못해 못 보내고 컴에서 잠자고 있었어. 쓰다만 편지도 같이 보내주마~~~
      아들! 두 번째 면회 다녀 올 때 아들이 몸만 오라고해 준비 한 게 별로 없이 가서 무지 미안했어. 그것도 그렇고 왜 아들 면회가기전날은 항상 늦게 잠을 청하게 되어
      면회 가는데 지장을 초래하는지 참 묘한 일이야. 이번 면회시간도 많이 기다렸었지?
      아들! 미안해..
      근데 아들 이번엔 몸이 좀 가벼워 졌더라. 까만 베뢰모에 듬직한 아들의 모습 멋있어 이제 제법 군인다운모습으로 변해 가고 제법 철도 들어가더라.
      그러면서 이젠 서로가 기대어가며 같은 길을 걸어 갈수 있을 정도로 듬직해진 모습을 보니 아빠의 마음도 푸근해 지고. 때로는 엄마와 누나를 보살피면서 가장의 역할을 해 갈 수 있는 그런 아들로 만들어져가는 아들을 보니 장하기만 하구나
      아들! 근데 전날 아들 고생 많이 했다며 그 넓은 운동장의 잡초를 둘이서 아침부터 하루 종일 제초 작업을 하고 얼굴은 선크림을 발라 타지는 않았더라만 어쩌면 손이 그렇게도 까맣게 탔던지 아빠 마음이 좀 거시기 혔어
      그래도 부대안에 들어가 아들이 잠자는 내무반 건물을 보니 현대식 건물이라 시설도 괜찮고 생활하기엔 좀 편할 것 같아 마음은 좀 놓이더라만.
      같은 사단 안에서도 시설이 낙후된 곳도 많이 있던데 힘든 군대 생활이지만 그것으로 위안을 삼고 군대 생활은 편한 것도 좋지만 힘든 시간도 다 지나고 나면 아름다운 추억이고 이것은 돈 주고도 할 수 없는 우리나라만이 할 수 있는 특권 아닌 특권이 아니겠니
      더불어 내무반 몇 안 되는 선임병들 과 또 앞으로 들어올 후임병들 과도 호흡을 맞추며 잘 지내길 바라고 이제 보름만 있으면 신병 위로휴가와 더불어 표창 특 박 포함하여 일주일간의휴가를 나오게 되는구나.
      150일여 만에 바깥세상 구경하는 날
      세상의 모든것이 새롭고 신기하게 느껴지는 것들이 참 많을 것이다. 아빠도 산속에 파묻혀 지내다 나오니 사복입은 민간인들의 모습이 신기하고 여자들의 긴 머리, 짧은 치마가 새롭게 보이더구나.
      아마 아들도 모든 것이 새롭고 작은 것 하나도 소중하게 느껴지는 그런 시간일 것이다.
      아빠는 전투경찰 104기로 지원하여 82년7월 안동 36사단에서 훈련을 받았는데 7월의 한 낮 더위는 찜통 더위였어 근데 사격장 가는 길은 왜 그리도 멀어 산을 넘어가는데 오다가다 지칠 정도야 훈련이 따로 필요 없더군
      목이 말라 노두렁에 주저앉아 논물을 먹는 훈련병들도 있고 점심때는 밥 때가 오는게 싫을 정도로 식당 앞에서 스푼과 식판을 왼쪽 허리춤에 끼고 많이도 구르고 한참을 구르고 나면 식판 안은 온통 모래 투성이었어 그래도 식판을 씻을 수 가 있나 깨끗하지도 않은 군복으로 대충 닦아내고 밥을 먹으면 버터 조금 바르면 밥 반 모래 반 이었어
      정말이지 점심때 다가오는 게 싫었어
      그렇게 훈련을 받는데 8월의 더위에 아폴로 눈병 전염병이 돌아 고생도 많이했고 훈련병이 군기가 빠져 눈병 걸렸다며 뺑뺑이 무지 돌았지 근데 다음날 되니까 그 소대장도 하얀 안대를 하고 오더군 지도 군기가 빠졌든 모양이지 ㅋ ㅋ
      이렇게 훈련을 마치고 빛나는 이등병 계급장을 달고 훈련소를 나와 열차편으로 서울로 오는데 만감이 교차하는 시간 한참을 달려 청량리역에 도착하니 우리를 기다리는 까만 트럭들이 줄을 서있고 까만 트럭에 6명을 태우고 호로를 쒸우더니 어디로 가는지 궁금 하기만하다.
      긴장 속에 군기는 바짝 들어있고 도착 한곳이 지금의 경찰청 옛 치안본부에 도착하여 그 곳에서 하룻밤을 보내는데
      훈련소 떼를 벗어야 한다며 목욕도 시켜주고 하얀 우유에 라면까지 끓여주고
      선임병이 얼마나 잘 해 주던지..
      집으로 전화도 하게 해 주고 아쉬운 것은 시골집에 전화 가없어 전화는 서울에 사는 둘째누나에게 전화를 했었지
      짧은 전화 통화를 하고 다음날 간 곳이 서대문 경찰서소속 파출소인 무악재 고개넘어 홍제동 안산파출소로 배치를 받아 도착을 하여 바로 윗선임으로부터 신고식 연습을 하고 파출소 소장님께 신고식 왕고에게 신고식을 하는데 왜 그렇게 굴려 이유가 없어
      이렇게 본격적인 나의군대 생활은 시작되고 그 당시엔 통행금지 시간이 있어 밤 12시가 되면 싸이랜 소리와 함께 통행금지 위반자를 단속하느라 바빴고 대학생들이 휴강이 시작되면 우린 데모진압 훈련 받느라 정신이없고 개학을 하면 데모진압 하느라 신촌에서 살다시피 했어. 그러다 평창동구기파출소 최경장님의 추천으로 지금의 서대문경철서 신청사가 준공이 되면서 서대문경찰서 유치장 1호로 근무를 하며 24시간 교대 근무를 하면서 여유 있는 군생활과 많은 재미난 일들의 추억을 담고 독립문근처에 있는
      교동파출소에서 마지막근무로 전역을 하게 된다.
      이렇게 힘들고 긴장 속에 보낸 시간들이 지나고 나니

      여유로운 시간이 다가오고 전역을 하는 그날이 오더구나

       

      아들도 이제 시작이지만 시작이 반이라고

      곧 위로휴가에 특박에 짧고도 긴 휴가

      가장 친한 친구 종범이랑 같은 날 휴가를 받아

      오랜시간 함께하지 못한 친구와

      힘든 군 생활 얘기로 시작해서

      그간 못 나눈 얘기도 나누고

      육군 이등병들의 첫 휴가를 재미있고 즐거운 시간으로

      좋은 추억도 만들며 먹고 싶어도 다 먹지 못 한 것들

      맘껏 먹으며 가족과 함께하는

      알찬 휴가를 보내길 바래.

       

      아들!

      이번 주 한주간은 주중에 바쁘게 보낸 탓인지

      오늘 주말에 아들에게 오랜만에 편지 쓸 시간이 주어지는구나.

      이젠 아들도 조금의 여유가 있는지

      아님 신병이라 동서남북으로 정신없이 뛰어다니느라

      시간이 없는 탓인지 요즘은 전화도 뜸하고

      편지도 없네.

      한때는 퇴근길에 우체 함에 눈길이 가곤했는데!!!

       

      암튼 아들 군 생활 잘하고

      교회에서도 둘째고모도 아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단다.

      주일을 지키며 너의 작은 신앙을 잘 키워가길 바래.

      그리고

      어제 퇴근길에 주말 농장에 들러 물을 주고 왔는데

      특별히 한것도 없는데 그리도 잘 자랐더라.

      쌈채들이 배추포기 만큼이나 크게 잘 자라

      칭찬이 자자했어.

      어제저녁엔 쌈채 한바구니 뜯어 쌈밥으로 맛있게 먹고

      화창한 주말 오늘은 좀 여유가 있어 둘째 이모네랑

      주말농장에 고구마랑 들깨 옥수수도 심고

      저녁은 하우스에서 삼겹살 파티하고 올까한다.

      아들도 같이 했으면 좋을 텐데 아쉽네.....

      아들도 주말 잘 보내고

      보름 후에 우리 집에서 만나자......

      안녕 아들! 사랑해~~~~ 

      “아들 오늘은 아빠가 느스래를 많이 떨었지?”

       

      추신: 아들 군 정보 하나 알려줄게

      오늘아침 신문에 보니

      육군 계급별 근무기간이 5,6,7.3,에서

      이등병에서 상병까지 2.1개월 당겨지고 병장 근무기간이

      6개월 정도로 그만큼 길어지나 보더라.

      그리고 육군을 시범으로 내무반 생활도

      지금의 분대단위 이병에서 병장 내무생활에서

      동기생끼리 또 비슷한 시기에 입대한 병들끼리

      8명 이하로 내무반 생활을 하게 되고

      훈련은 기존의 분대 단위로

      휴식은 내무반에서 동기생들끼리 취하게 될 것 같단다.

      아마 금년 후반기부터 시행을 하게 될 것 같고

      반응이 좋으면 전 군으로 시행을 한단다.

      ㅎㅎ금년 말이면 고참이 되니 아들은 별 의미가 없겠어.

      대신 월급은 더 받겠군.

       

      아들!

      주말과 주일은 잘 보냈겠지

      보름만 지나고 나면 가족들을 만날 수 있으니

      한주간도 약간의 긴장 속에 힘차게 출발하길 바란다.

      편지 마지막 정보는 주말에 쓰놓은 편지를 보내려다

      새로운 정보를 추가해서 보낸다.

       

      아들!

      그리고 오늘이 부부의 날에다.

      92년생 성인이 되는 날이네 성인이 된것을 축하한다.

      집에 있으면 꽃다발이랑 선물이라도 해줄 텐데

      아빠의 마음만 전할게 휴가 나와서 보자....

      한주간도 파이팅~~

      오늘은 말이 좀 많았다.

      병주를 사랑하는 아빠가. 2012년5월21일